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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고 있는 고목 그 자체였다.
나무껍질처럼 갈라진 피부.
앙상한 손가락.
턱에 얼기설기 난 수염과 움푹 들어가 퀭한 두 눈.
아이스 엘프가 수백, 아니 수천 햇살론카페을 살면 이런 생김새가 되지않을까 싶은 외모였다.
범상치 않은 점은 단순히 외모에서 그치지 않았다.
꼴깍.
고건희 협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기척을… 기척을 느낄 수가 없다.’쥐도 새도 모르게 들어온 불청객이 떡하니 소파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데도,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 전혀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평범한 마수였다면 고건희 협회장의 예리한 감각이 놓쳤을 리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상대다.’빠르게 판단을 내린 고건희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책상에 올려두었던 휴대폰을 슬며시 뒤집어 액정을 살폈다.
그러자.
마수가 고건희를 돌아보았다.
[이곳은 이미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완전히 단절되었다.]멈칫.
고건희는 햇살론카페의 말처럼 신호가 끊겨 있는 핸드폰을 도로 놓았다.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마수가 난데없이 서울 한복판의 헌터협회 본부에 침입한 것도 모자라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다니.
이것이 꿈이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그때.
“큭!”고건희는 뜨거운 통증이 스쳐 지나간 왼쪽 어깨를 움켜쥐었다.
마수의 손이 자신을 가리키자마자 일어난 일이었다.
조심스레 움켜쥐고 있던 손을 떼자 무언가 날카로운 것에 베인 듯한 상처가 드러났다.
신기한 것은 살점이 예리하게 베여 나갔는데도 피가 전혀 흐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상처 부분이 얼어붙어 하얗게 서리가 끼어 있었다.
‘대체… 어떻게?’상처를 내려다보던 고건희가 고개를 들었다.
마수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통증도 꿈의 일부라고 생각하는가?]고건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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