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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비쳐야 할 모든 것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빌딩도, 도로도, 사람도.
있는 것이라고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뿐. 불과 몇 초 사이에 창밖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놀란 고건희 협회장이 몸을 일으킨 순간.
그는 여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 지금 협회장실의 소파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사람…? 아니야. 사람의 기운이 아니다.’어디 기운뿐인가.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 길고 새하얀 머리카락, 뾰족한 귀와 보석처럼 빛나는 은색 눈동자.
아이스 엘프.
혹은 백귀.
하지만 사금융대환이 들어오는 기척은 고건희조차 느낄 수 없었다.
고건희는 아직 쥐고 있었던 수화기를 천천히 제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나직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200화대화가 통할까?고건희 협회장의 시선이 불청객을 응시했다.
“…”사금융대환은 말이 없었다.
그러나 다른 마수와 달리 곧바로 공격성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저 이 방의 주인을 외면한 채 묵묵히 앉아 있을 뿐.
협회장실에 짧은 침묵이 흐르는 동안, 고건희 협회장은 상대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생긴 것은 아이스 엘프와 흡사하다.’흔히 백귀라고도 불리는 ‘아이스 엘프’들은 상급 정부에서 자주 보이는 마수.
그들의 특징적인 생김새는 헌터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불청객은 그런 보편적인 ‘아이스 엘프’들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같은 종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만큼 뚜렷한 차이점을 보였다.
‘마치…’평범한 아이스 엘프들이 숲을 이루는 나무들 중 하나라면, 불청객은 말라붙은 숲을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