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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한계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거지. 이만큼 버틴 것이 어딘가?’고건희는 옅은 미소를 띠웠다.
허허.
어째서일까?예전 같았으면 더, 조금 더 버텨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을 터인데 이젠 그때만큼 불안하지가 않았다.
‘뭐가 달라진 거지?’전과는 뭐가 바뀐 걸까?골똘히 생각해 보던 고건희가 너무도 뻔한 답에 피식 웃고 말았다.
성직장인대환 헌터.
이제 한국도 S급의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저력이 생겼다.
그의 존재 하나로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그래. 어쩌면 내 심장은…’그를 만나기 위해서 지금까지 버텨왔었던 것이 아닐까?고건희는 씁쓸하게 웃었다.
“나도 참 별소리를 다하는군.”협회장의 혼잣말이 아무도 없는 협회장실 안을 울리었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성직장인대환 헌터가 돌아오는 날이었나?’내일 우진철 부장을 앉혀 놓고 그가 직접 목격한 성 직장인대환 헌터의 활약을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뛰었다.
그때.
뚜르르- 뚜르르-별안간 전화기가 울려댔다.
‘이 시간에 전화가?’혹시 또 어딘가에서 무슨 대형사고가 터진 것은 아닌지.
고건희는 불안감을 느끼며 수화기를 들었다.
-오늘 별일 있는 건 아니지요?아내의 전화였다.
“…여보.”귀가 시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는 남편의 안부를 물어오는 부인의 목소리에, 딱딱하게 굳어있던 고건희 협회장의 얼굴이 차츰 풀어졌다.
“별일은 무슨. 그렇지 않아도 곧 가려고…”그런데.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전화의 신호가 끊어졌다.
“…여보? 여보?”당연히 아내의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고개를 갸웃거리며 수화기를 내려놓던 고건희 협회장이 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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