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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힘이 네게 갔다는 말은 원래의 주인이 군주들을 배신했다는 증거.”그러고 보니 천사상이 비슷한 소리를 했었다.
아마도 천사상은 군주들을 따르던 혼세의 주민들 중 하나였던 모양이었다.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운데, 거인들의 왕이 말했다.
“너는 군주들과 지배자들 모두에게 적이 되었다. 그러나 나만은 네 편에 서서 싸울 것을 맹세한다. 그러니 나를 도와주지 않겠나?”이쯤이면 설득이 됐으리라 판단한 거인들의 왕이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햇살론승인률는 차분히 되물었다.
“단순히 내 편에 서겠다는 거라면 차라리 그림자 병사가 되는 쪽이 더 나을 텐데?”거인들의 왕은 흠칫 놀랐다.
찰나였지만 인간의 얼굴에서 진짜 군주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인간에게는 새로운 동맹보다 충실한 부하 쪽의 메리트가 더욱 크리라.
그 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왕이 말했다.
“군주들과 지배자들은 모두 영체로 이루어져 있다. 영체는 죽으면 파괴되어 사라져 그림자가 될 수 없다. 즉, 나는 너의 병사가 될 수 없다.”햇살론승인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였군.’그림자 병사로 만드는 쉬운 길을 놔두고서 자신을 도와줄 거라 왕이 생각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신실함의 맹세는 유지되고 있으니 진위 여부를 가릴 필요는 없겠지.
상념에 빠져 있던 햇살론승인률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거인들의 왕이 물었다.
“이제 나를 도울 이유가 충분한가?”햇살론승인률는 그를 바라보았다.
거인들의 왕은 자신을 묶고 있는 속박이 곧 풀릴 것이라 확신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남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배가 아프다거나 하는 꼬인 심성 따윈 없었다.
또한 스스로 동료가 되겠다고 말하는 이를 내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것일까?’뭔가… 뭔가 놓친 것이 있다.’그게 뭔지 떠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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