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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너 부인.”헌터관리국의 부국장이라는 거물이 방문한 것도 보통 일은 아니지만, 그녀가 직접 움직인다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아니나 다를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던 부국장이 턱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긴히 드려야 할 말씀이 있으니 사람들을 전부 내보내 주실 수 있겠습니까?”역시나.
곤란해질 것이라는 예감이 맞았다.
손님이 부국장만이라면 예고도 없이 평화로운 오후를 방해받은 대가로 몇 시간 정도는 그를 방치해 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셀너 부인을 두고서 그런 무례를 저지를 순 없다.
와인으로 입안을 헹구며 잠시 고민하던 크리스가 손가락을 까닥여 고용인을 불렀다. 이마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고용인에게 그가 속삭였다.
“저 두 사람이 나가기 전까지 아무도 내 방 주변엔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도록.””알겠습니다.”고용인은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가정부를 비롯한 사람들을 모두 문밖으로 내보냈다. 그러고는 자신도 나가서는 양손으로 문을 잡고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크리스가 끄덕이자, 문이 소리없이 슥 닫혔다.
이로써 넓은 방 안에는 크리스, 마이클 코너 부국장, 셀너 부인 세 사람이 남았다.
크리스는 두 사람을 훑어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 정부 최고 기관의 이인자씩이나 되는 사람이 몸값이 가장 떨어지는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국가권력급 헌터인 자신은 둘째치고.
헌터들의 능력을 영구히 상승시켜 줄 수 있는 셀너 부인의 가치가 얼마나 될는지는 짐작조차 힘들었다.
‘어이쿠, 내 정신 좀 봐.’귀한 분들을 서 있게 만들 순 없지.
크리스는 테이블의 의자 두 개를 뒤로 빼며 말했다.
“일단 앉으시죠.”부국장과 부인이 자리에 앉자, 크리스도 맞은편에 엉덩이를 붙였다.
“그러면…”두 사람을 번갈아 보던 크리스가 미소를 지었다.
“두 분은 무슨 일로 이 먼 곳까지 오셨는지?”셀너 부인은 부국장의 눈치를 살폈다. 부국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셀너 부인이 입을 떼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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