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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트 니어만.
독일 최강의 헌터가 중상을 입고 누워 있는 골리앗 앞에 섰다.
레나트를 알아본 토마스가 목소리를 쥐어 짜냈다.
“도… 망… 가.”그러나 굳은 얼굴의 레나트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헌텁니다.”당신보다 약하지만.
능력을 깨닫고 헌터가 되겠다 결심했을 때, 레나트는 딱 한 가지만을 스스로 맹세했다.
절대 동료를 두고 등을 돌리지 않겠노라고.
비록 같은 팀은 아니나, 공동의 적과 싸운 토마스 역시 레나트의 기준으로는 훌륭한 동료.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건 헌터라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냥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오싹해지는군.’레나트는 식사를 방해받은 짐승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지자 두려움에 두 다리가 떨려 왔다.
떨고 있는 그를 보고서 토마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너… 죽… 어…”알고 있다.
레나트도 알고 있었다.
장비도 챙겨 오지 않았고, 일격 필살 스킬인 ‘돌격’마저 겨우 은행서민대출을 밀쳐 내는 데 그쳤다.
독일 최고의 헌터?세계 랭킹 12위?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이게 생의 마지막이 된다고 할지라도 몇 번이고 선택하리라.
비굴한 생존보다 떳떳한 은행서민대출을!나는 틀리지 않았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레나트는 점점 속도를 높이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거대한 힘과 마주하며 수없이 그렇게 되뇌었다.
‘나는 틀리지 않았어.’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짐승의 소름 끼칠 만큼 쩍 벌어진 입을 응시하며, 레나트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주먹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잠깐 동안.
그의 머릿속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별다른 노력 없이 엄청난 힘을 얻어 과분한 삶을 살아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