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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급에서도 가장 밑바닥이었던 헌터와 시작부터 정점에 올라서 있었던 헌터의 만남이 이러한 결과를 낳게 될지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물론 문경개인사업자대출의 과거와 상관없이, 이 결과에 가장 당황한 사람은 토마스 안드레 본인이었다.
‘정말로… 졌구나.’토마스는 혼백이 빠져나간 듯 멍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타닥, 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던 소리가 멈추었다. 토마스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스케빈저 정부대출의 메인 매니저인 로라가 앉아 있었다.
작업 중이었는지 그녀의 손끝은 노트북의 키보드 위에 올려져 있었다.
“정신이 드시나요?””…그래.”토마스는 시선을 회피하며 자신의 턱밑을 쓸어내렸다.
자라난 수염의 길이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예상해 볼 수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수염은 걱정했던 것만큼 길게 자라진 않았다.
“하루… 정도인가?””네.”짧게 대답한 로라가 말을 이었다.
“처음 상태를 확인했던 의사는 몇 주까지도 각오하고 있는 게 좋을 거라고 하더군요.”그만큼 당시 토마스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런 진단을 받고서도 하루만에 멀쩡하게 일어난 것이 토마스답다고 해야 할지, 그런 사람이 하루 동안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이 토마스답지 않다고 해야 할지.
로라는 헷갈리는 기분을 느끼며 토마스의 침상 옆에 섰다.
“의사를 불러올까요?””아니, 아직은.”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토마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 남자에게 머리를 얻어맞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했다.
당시의 떠올리기도 싫어지는, 끔찍한 통증이었다.
의사를 불러온다고 해도 뾰족한 수는 없으리라.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지 않은가?토마스가 물었다.
“미스터 황은 어떻게 됐나?”입술을 뗐던 로라가 차마 대답을 못하고 그냥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가.”잠깐 뭔가를 생각해 보던 토마스는 곧 대수롭지 않다는 억양으로 질문의 내용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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