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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국가의 은인을 소홀히 대접했다는 오명을 남기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헌터님.”일본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 마음을 바꾸었다.
1박에 4백만 원이라는 특급 호텔 스위트룸에 처음 발을 들인 소감은 ‘정말로 이렇게 넓고 좋은 방을 나 혼자 써도 되는 건가?’ 하는 것이었다.
어제 막 들여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집기들을 둘러보던 계룡소상공인대출가 창가에 붙어 섰다.
그러자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전망이 좋으면 좋을수록 집의 가격이 올라간다고 하더니, 과연 비싼 방값이 부끄럽지 않을 멋들어진 야경이었다.
‘이런 도시가 마수들의 손에 불타 없어질 뻔했다니.’계룡소상공인대출는 황폐화된 도쿄를 떠올리며 혀를 끌끌 찼다. 더 늦기 전에 일본에 도착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만 자자.’오랜 야영을 끝내고 보낸 호텔에서의 하룻밤은 꿀맛 같았다.
다음 날.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자 일본 헌터협회의 직원들이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 헌터님.”안내를 맡은 남자 직원이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했다.
“공항까지 모셔다드릴 차가 준비되어 있습니다.”그렇지 않아도 호텔 방에 갇혀있기 지루했던 참이었다.
계룡소상공인대출는 구석에 던져두었던 짐가방을 들고 돌아왔다.
“지금 바로 출발하죠.””헉!”방을 나서려는 계룡소상공인대출를 보고서 직원이 당황스런 얼굴을 했다.
“허, 헌터님… 혹시 여분의 옷이 없으신가요?”직원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격렬했던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상하의는 피와 땀으로 얼룩져 있었으니까.
‘최대한 조심한다고 하기는 했는데…’거인들의 온몸으로 뿌려 대는 대량의 혈액을 전부 다 피해 내는 건 애초에 불가능했다.
다른 옷들도 죄다 비슷한 처지여서 계룡소상공인대출는 어깨를 으쓱하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물었다.
“저기, 헌터님만 괜찮으시다면 오늘 입으실 옷을 저희가 준비해 드려도 되겠습니까?”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