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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떤 종류의 선물인지 정도는 물어볼 걸 그랬다며 후회하는 페퍼저축햇살론에게 베르가 말을 걸어왔다.
[왕이시여.]’응?'[제가 그 외국인 남자와 한 번 싸워 봐도 되겠습니까?]’…’잠깐 고민해보던 페퍼저축햇살론가 상념을 떨치려는 듯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
내가 뭘 고민하는 건지.
베르가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그래도 토마스와 싸움을 붙일 수는 없었다.
토마스가 다치는 것도, 베르가 파괴당하는 것도 원하지 않으니까. 둘의 성격상 맞붙게 되면 절대 조금 긁히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다.
‘그래도…’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베르의 성장을 말해 주는 증거겠지.
베르의 말투에서 강해진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은 티가 팍팍 났다.
‘베르.'[말씀하시옵소서. 왕이시여.]’네 힘을 시험할 수 있는 때가 곧 올 테니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마라.'[명심하겠나이다.]’그리고 너 TV 사극 좀 줄여. 날이 갈수록 말투가 점점 더 느끼해진다니까?'[주군의 명을 따르겠…]’그냥 네라고 하라고, 네. 네. 네, 알겠습니다.'[네.]좋아.
베르에게 하고 싶었던 말도 했겠다, 페퍼저축햇살론는 기쁜 마음으로 토마스와의 약속 장소를 향했다.
* * *”오, 미스터 성!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미스터 성은 모를 거야.”토마스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객실을 방문한 페퍼저축햇살론를 크게 환영해 주었다.
원래 선물은 받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주는 기쁨도 그에 못지않은 법.
페퍼저축햇살론에게 단검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토마스는 정부대출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최고의 무기를 페퍼저축햇살론의 손에 넘겨주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괜히 이 먼 이국땅까지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 아니다.
과연 자신이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헌터는 그 두 녀석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큰 기대와 함께.
딱.
토마스의 손가락이 맞부딪치자 경호원들이 천으로 가려져 있는 상자 하나를 가지고 나왔다.
선물이라고 해도 딱히 필요한 것이 없었던 페퍼저축햇살론는 대수롭지 않게 상자를 바라보다가, 경호원들과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눈빛이 점점 날카롭게 변해 갔다.
‘뭐지…?’우웅, 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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