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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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전투에 임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적화시킨 전환론의 자세와 오직 달리기만을 위한 우상인의 자세.
육상부원들은 어설퍼 보이는 전환론의 자세에 조소를 숨기지 않았다.
“저 전환론 뭐야?””저러면서 육상부에 들어오겠다고? 육상의 육도 모르는 초짜 같은데?”전환론는 그들의 귓속말을 한 귀로 흘려들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준비.”곧.
최태웅의 굵은 목에서 터져 나오는 우렁찬 시작 사인이 들려왔다.
“뛰어!”* * *”선생님, 이제 좀 괜찮으세요?””아… 네, 뭐…”‘독사’ 박기술 선생은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빠른 걸음으로 복도에서 마주친 동료 선생을 지나쳐 갔다.
그의 구겨진 표정이 기분을 대변하고 있었다.
‘오늘 전교생이 다 모인 앞에서 그 창피를 당했으니…’분명 잘못 본 것일 게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나머지 헛것이 보인 게 틀림없다.
왠지 모르게 자신을 비웃는 듯한 학생들의 시선을 피해 체육교사 휴게실로 들어간 그는,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 올라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담배나 한 대 필까?모두가 흡연자라 흡연이 허락된 휴게실은 박기술 선생에겐 마음의 안식처가 다름없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창가에 붙어선 박기술이 담배 끝에 불을 붙이며 아무 생각 없이 운동장을 내려다봤을 때.
그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급히 몸을 낮추며 창에서 등을 돌렸다.
‘뭐, 뭐야? 저 자식이 왜 육상부 애들이랑 운동장을 돌고 있어?’때마침 휴게실로 들어선 육상부 감독 선생이 박기술을 발견했다.
“박 선생님!”아침의 그 빈혈 기운이 다시 도진 것인가 싶어 달려온 감독이 박기술을 부축했다.
“괜찮으십니까? 진짜 병원에 안 가보셔도 되겠어요?””괘, 괜찮습니다. 그냥 잠깐 현기증이…”대충 말을 얼버무리려던 박기술이 되물었다.
“그런데… 성전환론 학생이 왜 저기, 육상부 애들과 달리고 있는 겁니까?””아… 저거요? 저 학생 이름이 성전환론였나 보죠?”박기술 선생의 어깨 너머로 창밖을 내다본 감독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실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