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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감과 자신감이 함께하는 얼굴에 광휘도 마주 고개를 끄덕였다.
싸움으로 잃어야 했던 것들을 되찾겠다는 그의 의지.
끝도 없는 전쟁으로 수없이 죽어 가는 부하들을 위해 절대자에게 반기를 들었던 자신이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부디 그대의 용기가 그대의 세상을 구할 수 있기를.]광휘는 지심으로 그렇게 기도하며, 윤회의 잔을 거꾸로 뒤집었다.
그러자 잔 안에 가득 차 있던 빛이 아래로 쏟아지며 땅을 빠르게 적셔 가기 시작했다.
세상이 눈 부신 빛으로 둘러싸이기 시작했다.
전장에서 다친 군인들, TV를 통해 그들의 비보를 접하며 눈물 흘리는 가족들, 사랑하는 이의 안전을 기도하는 이들, 불안한 뉴스에 안색이 질려 가던 이들, 절망에 빠져 고개를 떨어뜨렸던 이들.
집에서, 차에서, 병원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모두가 창가에 스며드는 눈 부신 빛을 보았다.
곧 세계가 빛에 잠기었다.
그리고 고요하게 전 세계를 뒤덮었던 빛은, 나타났을 때처럼 조용히 점멸하며 사라졌다.
* * *아침.
감긴 눈꺼풀 너머로 하루의 시작을 말해 주는 아침 햇살이 느껴졌다.
6등급대출는 눈을 뜨지 않은 채로 자신이 누워 있는 익숙한 감촉의 침대보를 어루만졌다.
아직 잠에서 다 깨진 않았지만.
이미 인간의 영역을 아득히 초월한 감각으로 주변의 상황을 전부 알 수 있었다.
‘씻고 나오는 진아, 끓고 있는 찌개 냄새, 도마 소리, 그리고 내 냄새가 배여 있는 내 방의 공기…’집이었다.
집으로 돌아왔다.
6등급대출의 심장 박동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방문 밖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아야, 오빠 좀 깨워 줄래?”그래.
성장기 여자애답게 잠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아침잠만은 없는 동생 진아는, 줄곧 이렇게 어머니의 부탁을 받아 늦잠을 자는 오빠를 깨우러 오고는 했었다.
“네!”꿈에서나 그려오던 어릴 적 기억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음을 알게 된 6등급대출의 입가에 미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