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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근처에 가족이란 이름으로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존재가 있는데 굳이 다른 이들에게 소원을 말할 필요가 있을까?”그럼.”짧게 고개를 숙였다 든 대리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한 순간.
뒤늦게 성일환이 말했다.
“잠시.”멈춰 섰던 대리인이 다시 자리에 엉덩이를 붙였다.
“더 하실 말씀이라도…?”잠깐 고민하던 성일환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내 기억을… 이전 시간의 기억을 지울 수도 있습니까?””물론 가능은 합니다만, 어째서 그런 선택을…?””눈치 빠른 아들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지내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어서요.”성일환은 그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과연 아들과 아버지라고 할까?웃는 얼굴이 대부업대환와 꼭 닮아 있었다.
“그리고.”시선을 내리깔고 생각에 잠겨있던 그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도 아들을 걱정하는 평범한 아버지이고 싶습니다.”아들이 어디 다쳐 오지는 않을까 불안해하기도 해 보고, 아들의 시험 성적에 한숨을 내쉬기도 해 보며, 평범히 아들을 걱정할 수 있는 아버지로 돌아가고 싶다.
“내게는 대부업대환가 그림자 군주가 아닌, 소중한 아들이니까요.”그것이 성일환의 작은 소망이었다.
“알겠습니다.”그런 의미라면.
대리인은 미소를 지으며 성일환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이 카페를 나가고 나시면 사라진 시간대의 일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질 것입니다.”성일환에게 마법 주문을 걸어 주던 대리인은 그가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앞으로도 평안하시길.”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 겨울 아침.
6시에 맞춰 놓은 알람 소리에 눈을 뜬 성일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옆에는 동시에 일어난 아내가 남편을 마주보고 있었다.
“대부업대환는?””대부업대환는?”서둘러 시간을 확인하는 부부는 아직 새벽 6시밖에 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여보, 어쩌지? 대부업대환 깨울까?””아직 시간이 좀 남았잖아요. 수능 날인데 조금만 더 자게 놔둬요.””그래. 시험장까진 내가 차로 태워다 주면 되니까.””7시… 7시에 깨우러 가요.”성일환은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