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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의 공포……’그러나 강력한 공포의 대상은 아군에게도 두려움을 준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달은 여왕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용맹한 왕국의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그들을 전부 통솔할 수 있는 여왕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합격이었다.
역시나 자신이 낳은 최강의 병사는 걸작이었다.
[더욱더 강해져라.]여왕은 인간들의 땅을 범하기 위해 베르에게 다음 지시를 내렸다.
[누구도 너를 막을 수 없도록.]* * *베르는 섬의 모든 것들을 먹어치워 나갔다.
먹을 것이 부족할 때는 동족을 잡아먹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지렁이, 애벌레 같은 바닥의 작은 생물에서부터 바다 안의 거대한 어류, 포유류까지.
눈앞의 모든 생명을 게걸스럽게 먹어 가며 한 가지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다.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 생물도, 육중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생물도 자신을 만나면 모두 두려움에 떨었다.
생존은 모든 생명들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이자 최대한의 목표.
그 목표를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 앞에서 생명들이 보이는 눈빛은 모두 비슷했다.
‘……’베르는 자신이 먹이사슬의 정점에 올라서 있음을 수없이 재확인한 끝에야 결론을 얻었다.
‘나는……’나는 처음부터 최상위 포식자로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바닷물 속에 잠겨 있던 베르가 물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저 멀리 바다 끝에 육지가 보인다.
바다와는 또 다른 넓은 세계가 저곳에 펼쳐져 있다.
‘어머니께서 경계하시는 그 강한 인간들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궁금해진다.
최상위 포식자인 내가 이렇게 몸을 사리고 있어야 할 정도로 강한 적들이 존재하는 것인지.
나의 힘이 그들에게 얼마나 먹힐 것인지.
몇 번이고 육지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아직은 이르다.]베르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왕의 단호한 목소리가 어김없이 호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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