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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수치심과 후회감이 물밀 듯이 밀려들어 왔다.
‘꼭 이럴 때마다 계단은 어찌나 길고 많은지.’툴툴거리며 계단을 내려가던 우진철 형사가 갑자기 자리에 멈춰 섰다.
‘음…?’불현듯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협회장님, 절 믿으십니까?’…?’오싹한 느낌에 굳어 버린 우진철이 위아래를 돌아보았다.
계단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도, 계단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없었다.
아직 수업이 한창인 학교의 계단은 그야말로 고요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얼마 남지않은 계단을 마저 내려가던 우진철이 또다시 목소리를 들었다.
-예, 믿습니다.
이번엔 자신의 목소리였다.
‘뭐, 뭐야?’겁이 많은 사람이었다면 자리에 주저앉거나 비명이라도 질렀을 상황.
그러나 침착하게 다시 한 번 주위를 돌아본 우진철은 심각한 표정으로 품속에 넣어 두었던 수첩과 볼펜을 꺼냈다.
‘갑자기 환청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마음속의 공허함도, 개미 괴물을 목격한 것도 실은 내 머리가 이상하게 되어 가는 증거였을까?’짧은 메모의 끝에는 볼펜으로 그려진 물음표가 붙었다.
기분이 이상해진 우진철은 수첩을 안주머니에 집어넣자마자 계단을 빠르게 내려간 뒤,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교사를 빠져나갔다.
그런데 그때.
또다시 강렬한 환청이 우진철의 머릿속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렇다면 제가 지금부터 보여드리는 것도 믿어 주시길 바랍니다.
“윽!”이를 악문 우진철이 양쪽 귀를 틀어막았다.
들어 본 적 없는 목소리와 한 적 없는 말들이 머릿속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극심한 혼란함이 해일처럼 우진철을 덮쳐왔다.
“뭐, 뭐냐고!”그리고 그 목소리들 중에서도 유독 뚜렷한 한마디-성공동사업자대출 헌터님.
-헌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