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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다른 마법병들은 돌아가고 신입들 너희는 거기 앉아 봐라.”교육이 잘된 신병들은 그 거대한 무릎을 꿇고 얌전하게 앉았다.
“이제부터 위대하신 우리 주군과 끔찍했던 적 용제와의 첫 번째 싸움에서 내가 어떤 활약을 했으며, 또 이어진 차원의 틈새에서는 어떤 공을 세웠는지 천천히 설명해 줄 테니 잘 듣고…”잊을 수 없는 역사에 대한 긴 이야기를 끝내고 감동에 젖어 있는 신병들을 돌려보내고 나서야 하루 일과가 끝났다.
슬슬 졸리기 시작한 나는 요를 깔고 누워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하암-!멋진 옷도, 멋진 무기도, 멋진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은 역시 잠이다.
특히나 오늘처럼 바빴던 하루의 막을 내리는 잠이라면 더더욱.
목 아래까지 이불을 끌어올린 나는 포근함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그런데.
살며시 수마가 찾아와 나를 꿈나라로 데려 갈 그 시점에 누군가가 내 어깨를 흔드는 것이 아닌가?감히!감히 누가 이 어금니 장군의 꿀잠을 깨운다는 것인가!나는 상대를 죽여 버릴 기세로 눈을 부릅떴다.
“……?”이그리트 군단장님이 머리맡에서 내려다보고 계셨다.
“사랑합니다, 군단장님.””그대의 충정에는 나도 늘 감사하고 있다.””한데…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상체를 일으키는 내게 이그리트 군단장님께서는 먼 하늘을 가리켰다.
“슬슬 시작되려 한다. 주군을 최측근에서 모시는 장군급 이상 병사들은 모두 주군을 응원해 드려야 하지 않겠나?””헉!”이불을 집어 던지고 벌떡 일어난 내가 하늘로 고개를 쳐들었다.
하늘에는 마치 어마어마한 규모의 영화관처럼 주군의 시야가 우리들에게 공유되고 있었다.
“드디어 주군께서 해인 님을 만나신 겁니까!””그렇다.””우호호홋-!”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한다는 감격에 내가 탄성을 터트리자 주군을 응원하고 있었던 그림자 군단병 전원이 하늘을 향해 양손을 쳐들고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주군의 심장이 뛰실 때면.
우리의 심장도 뛴다.
나도 손을 번쩍 들고 병사들과 같이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아-!나도 심장이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