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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었다.
그냥 정신 나간 선생님의 헛소리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때론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일들 사이에서 갑자기 어떠한 연결고리가 생길 때, 절대 풀릴 것 같지 않던 실마리가 풀리고는 한다.
‘괴물을 만난 자수자들과 선생님의 눈에만 보인다는 학생의 괴물들…’우진철은 그 둘 사이에서 미묘한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형사의 촉이었다.
문제는.
가장 큰 난관은 이거다.
그렇다면 그 학생에게 나는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그 선생의 말만 믿고 다짜고짜 성대학생햇살론라는 학생에게 괴물에 대해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에둘러 묻자니 질문이 너무 광범위했다.
-혹시 그림자 괴물에 대해 아는 게 있어? 사람처럼 서서 다니는 개미에 대해서는?어떻게 연습해 보아도 모양이 나오질 않았다.
수사일지가 담겨 있는 수첩을 들여다보던 우진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걸 물으면서 미친대학생햇살론 취급 안 받겠다는 건 욕심이지…’결국 긴 고민 끝에 우진철은 걸음을 돌렸다.
다음에 다른 핑계를 대서 찾아오면 몰라도 지금은 때가 아닌 듯했다.
그렇게 돌아서 나가려는 우진철이 무심코 바닥을 보았는데.
슥.
형사들 중에서도 눈썰미가 남다르단 평가를 받고 있는 우진철이 아니었으면 놓쳤을 움직임.
방금 그림자가 이쪽 가로수에서 저쪽 학교의 담벼락 쪽으로 움직였다.
분명히 보았다.
온몸에 소름이 퍼져 나가는 느낌에 우진철이 학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뭔가가… 진짜 뭔가가 있다!’우진철은 결심을 굳혔다.
정신이 나갔다고 손가락질을 당해도 좋다.
이따금 자신을 찾아오는 이 공허함의 정체가 뭔지 알 수 있다면.
어째서 그 개미 괴물들을 보고서 잠시나마 마음이 편해졌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