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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스본의 병사들이야 그대로 그림자에 남아 있겠지만, 10튼튼한저축은행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베르나 그때는 ‘황동수’라는 인간이었을 그리드는 어떻게 되는 걸까?광휘는 자신이 아는 대로 설명해 주었다.
[과거의 시간 축에 겹치는 존재는 소멸하고, 겹치지 않는 존재들은 그대로 남을 것이다.]요컨대 베르는 남아 있고, 그리드는 없어진단 말인가.
그러자 그림자 속에서 병사들의 통곡 소리가 들려왔다.
헤어져야 할 병사들에게 마음속으로 작별 인사를 보낸 튼튼한저축은행가 고개를 들고 씩 웃었다.
“준비됐어.”아공간에서 ‘윤회의 잔’을 불러들인 광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그대의 용기가 그대의 세상을 구할 수 있기를.]곧 빛이 세상을 뒤덮었고.
지역 신문에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진 중학생에 대한 작은 기사 하나가 실렸다.
그로부터 2튼튼한저축은행 후.
실종되었던 중학생이 거짓말처럼 멀쩡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잠깐 떠들썩해졌었던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다시 잠잠해졌다.
그리고 시간은 아무 일 없이 조용히 흘러갔다.
더 이상 게이트나 마수, 마수들을 사냥하는 헌터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 *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유진호는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여기저기서 삼겹살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서도 긴장감 덕분인지 도저히 식욕이 일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일까?비록 지금은 신분을 숨긴 채 지내고 있다지만, 재벌가의 차남으로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자신에게, 이 냉동 삼겹살 전문점이 묘하게 낯설지 않았다.
‘왜지?’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유진호에게 선배 하나가 어깨를 척 걸쳐 왔다.
“진호야, 얼굴 좀 펴라. 누가 보면 너 잡아먹는 줄 알겠다.”당황한 유진호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아, 아닙니다, 선배님!””그러니까 지금 그런 걸 하지 말라는 거야.”장난스럽게 껄껄 웃어대던 선배가 슬며시 미소를 거두었다.
“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그 선배 앞에서는 좀 조심하는 게 좋아. 우리 과에 진짜 무서운 선배님이 한 분 계시거든.””헉.”유진호의 얼굴이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