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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소. 지금 이게 현실이라는 걸. 그러면 다시 묻지. 당신은 누구요?”[그대가 먼저 알아봐 주길 원했지만, 역시나 그냥 인간일 뿐이었군.]”그냥 인간…?”마수가 천천히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소파나 탁자 등 그의 주위에 있던 모든 집기들이 양옆으로 밀려나더니 벽에 처박혔다.
콰드득!처박힌 집기들은 얼어붙어 벽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맙소사…’고건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소름 끼치는 냉기가 협회장실 안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다.
[내게 약자를 유린하는 취미는 없다. 모습을 드러내라, 광휘의 파편이여.]어느 누가 고건희 협회장을 약자라 칭할 수 있을까?하지만 고건희는 반박하지 못했다.
눈앞에 서 있는 존재는 위엄이 태산 같았으며, 입을 열 대마다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댔다.
[어서!]자신과는 격이 다르다.
누구보다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기에 상대와의 격차 또한 한순간에 알 수 있었다.
고건희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갔다.
[그릇이 부서질 것을 염려하는가? 그러나 네가 아니더라도 너의 그릇은 곧 수명을 다한다.]만약 겁이 나서 숨은 거라면.
그렇게 덧붙인 마수가 양쪽 손바닥을 위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시퍼런 냉기가 응축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너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가치도 없겠지.]”…?”고건희가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말에 극도의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던 순간.
마수의 한쪽 손에서 냉기가 떨어져 나왔다.
쿠아앙-!폭발이 협회장이 서 있던 곳을 휩쓸고 지나갔다.
극심한 냉기가 만들어 낸 흰 연기가 안개처럼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주위를 뒤덮었다.
그런데.
그 연기 속에서 두 개의 불빛이 새어 나왔다.
금빛 눈동자.
새어 나오는 빛을 확인한 마수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남은 하나의 냉기를 마저 던졌다.
“흥!”고건희 협회장은 팔을 휘둘러 냉기를 후려쳤다. 손에 맞은 냉기가 튕겨져 나가 벽에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