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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 병사조차 단 한 방에 녹이는 파멸의 숨결.
‘…’용제는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 발밑에 쌓인 재들을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다 이윽고 돌아섰다.
오랫동안 차원의 틈새에 갇혀 힘을 쓸 일이 없었던 혼세의 병사들이 물을 만난 고기처럼 마음껏 해방감을 누리고 있었다.
지그시 눈을 감은 용제는 두 팔을 넓게 벌리고 자유를 만끽했다.
살아있는 것들의 심장소리가.
그들의 비명소리가.
피조물들이 파괴되어가는 기분 좋은 소리가 환상적인 음악을 듣고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때.
쿠웅!지상에 착지하는 고대 용들과.
살며시 땅 위에 내려 선 두 명의 군주들.
그리고 다수의 군단장들.
그들 모두가 최강의 군주인 용제에게 공손히 무릎을 꿇어 예를 다했다.
용제는 미소를 지었다.
전율하고 있는 대기의 마나들이 손에 쥐여졌다.
이 땅을 강화시키기 위해 풀어놓은 마나들은, 마나를 쓸 수 있는 자들의 힘까지 강화했다.
그래.
준비는 이쪽에서도 끝이 났다.
크하하하하하!땅이 울릴 정도로 강렬한 웃음을 터트리던 용제가 아직도 쏟아져 내리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부 부수어라!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사명일지니!]그의 머리 위를 빠르게 지나쳐간 수백의 용들이, 지상을 향해 거센 불길을 쏟아내 땅 위의 모든 것들을 태우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 * *불 꺼진 국장실에는 데이비드 브레넌 국장만이 혼자 남아 있었다.
그는 지금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는 보고들과 윗선의 연락들을 무시한 채, 큰딸의 결혼식을 위해 아껴 두었던 값비싼 술을 따서 홀짝거렸다.
어두운 내부에는 음소거 된 TV 화면만이 반짝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