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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군주가 그들의 리더는 아니었으나, 동료들은 그를 리더 이상으로 존경했었다.
그래서 그림자 군주를 없애라는 자신들의 리더, ‘가장 찬란한 광휘’의 명령을 무시하고 그들은 무릎을 꿇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그림자 군주의 불같은 음성이 대지를 울렸다.
[어째서 이유가 없느냐!]그림자 군주는 용서를 비는 지배자의 멱살을 잡아 억지로 일으켰다.
[너희의 검과 창이 내 주군을 해하지 않았느냐?][그분께서는 우리의 주인이기도 했었습니다.][그렇기에 너희의 죄가 더 끔찍한 것이다!]지배자들은 분노한 그림자 군주에게 정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분께 반기를 들었을 때, 저희들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그림자 군주가 고개를 들자 어느새 하늘에 몰려든 병사들이 걱정스런 시선으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충성스러운 병사들.
저들이 적의 손에 죽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심정을 어찌 모를까?수많은 전장의 최전선에서 저들을 이끌며 주인을 위해 피를 흘렸던 이가 바로 자신이었다.
[저희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었을 뿐입니다.]지배자의 멱살을 쥐고 있었던 그림자 군주의 손이 아주 약간 느슨해졌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그 기회가 왔습니다.][그래, 너희는 끝낼 수 있다.]그림자 군주가 떨어져 있는 검을 주워들어 지배자의 손에 쥐여주었다.
[이 검으로 나를 베라.]그리고 다른 지배자들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너희들의 창으로 나의 심장을 꿰뚫어라! 그것이 너희가 말하는 끝이다! 너희는 전쟁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그러나 곧 지배자의 손에서 검이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다른 어느 누구도 그림자 군주에게 창을 들이밀지 않았다.
대신 간절함이 담긴 목소리만이 돌아왔다.
[이제 그만 저희를 용서해 주시지 않겠습니까?]그러나 그들의 간절함은 그림자 군주를 그 어떤 무기보다도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부하를 잃고, 주군을 잃고, 자기 본인마저 영원한 어둠에 갇혀 있을 때, 자신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복수심이었다.
그들을 향한 복수심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