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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을 방문한 나를 보고서 고개를 숙였다.
“허허…”나는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사실 개미 병사들은 같은 편인 나한테도 조금 무섭다.
모든 그림자 병사들 중에서 가장 난폭한 데다가 가장 성실하기까지 한 녀석들이 바로 이 개미들이기 때문이다.
키엑!끼아아악!개미들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포효를 터트릴 때마다 나는 흠칫흠칫 어깨를 떨어야 했다.
‘베르 군단장님이 아니면 누가 이 녀석들을 움직일지…’다행히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하신 듯 얼마 가지 않아 베르 군단장님께서 직접 마중 나와 주셨다.
나와 눈이 마주친 베르 님의 어깨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키헤헤헤헤헤헷.””으흐흐흐.””키하하하하하핫!””우후후훗!”우리는 서로를 보며 호쾌하게 웃어 젖혔다.
베르 님의 얼굴을 보니 상당히 만족스러운 물건이 나온 것 같았다. 그러니 그 물건을 부탁했던 내 얼굴에도 미소가 흘러나올 수밖에.
코앞까지 다가온 베르 님이 등 뒤에 숨기고 있던 ‘그것’을 보여주었다.
“어떠냐?”감격한 나의 입에서 절로 감탄성이 튀어나왔다.
“호!”내가 실례를 무릅쓰고 손재주가 뛰어나신 베르 님께 제작을 부탁드렸던 그것!주군이 얼마 전 입으셨던 후드달린 재킷과 똑 닮은 모양의 로브가 완성되어 있었다.
“키헤헤헤헷!””으흐흐흣!”나는 당장에 입고 있던 로브를 벗어던지고 베르 님께서 건네주신 새로운 로브를 걸쳤다.
최고!이 두 글자 말고 달리 어떤 말이 더 필요할까?흘러넘치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내가 베르 님께 상기된 목소리를 냈다.
“이거 제가 군단장님께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지…””케헤헤헷. 주군을 닮고 싶다는 너의 마음을 내가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나? 마음에 들었다면 그걸로 됐다.””마음에 쏙 듭니다. 마법병들 전부 의무적으로 이 옷을 입게 만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군단장님.””키하하하하하핫!””우흐흐흐흣!”한참 웃음을 그치지 못하시던 베르 님께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내게 시선을 고정시키셨다.
“그거… 손에 들고 다니는 것보다 지팡이 형태로 만들어 다니는 게 더 낫지 않을까?”베르 님께서 가리킨 것은 내 오른손에 들린 ‘탐욕의 구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