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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을 만큼 석상의 속도가 느리지도 않고.
‘이렇게 끝인가.’찹찹한 마음에 눈을 질끈 감으려던 순간.
퍼엉-!강력한 폭발에 휩쓸린 석상이 옆으로 멀찍이 날아갔다.
위잉-잠시 귀가 먹먹해진 우진철이 손바닥으로 귓가를 탁탁 치며 고개를 뒤흔들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자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습니까?”석상을 날려버린 사람은 최종인이었다. 그 덕분에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우진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한가롭게 떠들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이미 석상들이 지척까지 다가와 무기를 휘두르고 있었으니까.
“최 대표님! 이 녀석들 도발 스킬이 안 통합니다!”앞에 선 탱커들이 고함을 내질렀다.
“뭐?”최종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도발 스킬이 통하지 않는다면 주부저축은행들은 본능대로 가장 약한 헌터들부터 노릴 것이다.
힐러가 죽으면 방어진은 금방 무너질 테고, 방어진 없이는 이렇게 많은 수의 적을 상대로 버틸 수가 없다.
게다가.
석상들의 뒤에 자리를 잡은 신상이 아찔한 높이에서 그 바위덩이 같은 주먹을 내려치려 하고 있었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상황은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헌터들이 여기 도착하기 전 모든 석상들은 박살나 있었다.
그게 누구의 활약이었는지는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만약 석상들을 처치하는데 힘을 다 쓴 성 헌터가 아쉽게 천사상에게 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랐다.
성 헌터를 도울 수 있는 일류 헌터들이 여기 수십이나 도착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이 방법 밖에 없다.’최종인의 손에 불꽃이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