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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못 볼 것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새하얗게 질린 얼굴의 네 남성이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한 채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우진철은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내뱉었다.
“또 그림자 괴물이냐…”* * *죄책감을 이기지 못했거나 꼬리가 잡힐까 두려워 경찰서를 찾아온 자수자들이 자신의 죄를 털어놓는 상황은 그리 드문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겁에 질린 자수자들이 어서 자신을 감방에 집어넣어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상황은 분명히 흔하지 않은 광경이었다.
그런데.
벌써 몇 달째 이 흔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그, 그림자가… 그림자가 땅에서 일어나 저한테 말했습니다. 24시간 안에 자수하지 않으면 살아 있음을 후회하게 될 거라고… 형, 형사님, 다 제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절 빵에 넣어 주세요!”그들이 형사들 앞에서 공통적으로 진술했던 내용이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해서 벌어지자 상부에서 진상을 밝히라는 지시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니들 전부 다 그 그림자 괴물을 봤다고?””그, 그렇다니까요!”그들의 자백을 토대로 조서를 꾸미던 우진철이 ‘자수하게 된 경위’ 부분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또 어떻게 보고한다?’그림자 괴물이나 24시간의 저주 같은 얘기를 윗선에 보고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 왔다.
그때.
툭툭.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손길에 뒤를 돌아보니 선배 형사가 말을 걸어왔다.
“진철아, 조서는 막내한테 맡기고 넌 일단 회의실로 와라.”최근 그림자 괴물의 눈부신 활약으로 강력 사건도 많이 줄어든 마당에 회의실 사용이라니, 무슨 일일까?의아해 하는 우진철의 눈빛을 뒤로하고서 선배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우진철도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긴 제가 맡을게요, 선배.””그래, 수고.”잡무를 도맡아하는 막내를 격려해 준 우진철이 선배 형사를 따라 회의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