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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핫, 아하하-“별안간 고건희가 피에 젖은 입술로 대소를 터트렸다.
군주의 손이 멈췄다.
[…?]고건희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군주를 노려보는 눈에 힘을 주었다.
“내가, 쿨럭, 아무 의미도 없이 너와 싸웠으리라 생각했나?”고건희의 왼손이 가슴 아래 군주의 손목을 억세게 틀어쥐었다.
“너희가 우리의 방식을 답습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듯, 너희에게도 예상을 뛰어넘는 커다란 변수가 생겼다.”[…변수?]고건희의 자신만만한 얼굴에 놀란 군주의 눈이 커졌다.
허세? 아니, 그런 것치고는 표정이 너무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던 순간.
군주가 급히 목을 옆으로 꺾었다.
‘…!’그야말로 찰나.
엄청난 마력이 방금 자신의 얼굴이 있었던 자리를 지나갔다.
마력을 쏟아낸 고건희의 오른팔이 타버렸을 정도로 끔찍한 화력이었다.
마력은 분리된 공간의 막다른 벽에 부딪혀 폭발을 일으켰다.
쿠웅-!공간 전체가 흔들리는 힘.
이런 걸 제대로 맞았으면 어떻게 됐을는지.
‘…위험했군.’그러나 군주는 순식간에 적의 의도를 파악했고, 그 결과 아찔했던 순간을 벗어날 수 있었다.
군주는 방금 공격으로 모든 힘을 소진해버렸을 고건희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것이 네 비장의 한 수였나?]명백히 조소의 뜻이 담긴 미소.
그런데.
고건희도 따라 웃었다.
“그래.”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를 발견한 군주는 영문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어째서.
어째서 승리가 확정된 이 시점에 소름이 돋은 것일까?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쩌억-‘…?’군주의 시선이 뒤를 향했다.
강대한 마력에 부딪힌 결계가 깨져 나가며 바깥세상과의 차단된 공간이 무너져 가고 있었다.
‘이걸 위해서?’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의미 없는 몸부림이 아닌가?[차원의 벽이 걷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텐데?]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