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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다가선 토마스 안드레는 씩 웃으며 종이 한 장을 보여주었다.
“이, 이게 뭡니까?””내기의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겠다는 각서.””예에-?”세 헌터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토마스는 그들이 내기에 걸었던 물품들을 하나하나 자필로 적어 나갔다.
“넌 요트, 넌 자택, 그리고 넌…”세 번째 헌터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토마스가 볼펜 끝으로 옆 머리를 긁적였다.
“넌 뭘 걸었더라?”지목당한 남자는 꿀꺽 침을 삼키고는 황급히 말했다.
“전 아무것도 안 걸었는데요.””넥타이 좋은 거 메고 있네?””전 아무것도.””넥타이.””아니, 전…”토마스가 선글라스를 조금 아래로 내리고 슬쩍 바라보자 남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S급 마수들을 맨손으로 잡아 찢어버리는 ‘골리앗’의 힘을 보고 왔다.
S급 정부을 하급 정부처럼 활보하고 다닌 그에게 대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들지 않았다.
“넥타이.”남자는 울먹이며 넥타이를 풀었다.
잠시 뒤 콧노래를 부르며 식당으로 이동하던 토마스가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서 멈춰 섰다.
스케빈저 정부대출에서 최상급 헌터들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 로라였다.
그녀가 다가오자 토마스가 넥타이를 뽐내며 물었다.
“내 넥타이 어때?””비싸 보이긴 하지만 하와이안 셔츠에는 어울리지 않네요.””그래?”토마스는 넥타이를 풀어 옆의 쓰레기통에 쑤셔 박으며 대답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토마스의 기행을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던 로라는 별 감흥도 없이 용건을 이야기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문제?”토마스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전화가 아니라 직접 와서 말할 정도의 문제라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님을, 토마스는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무슨 문제?”로라는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국제 정부대출 컨퍼런스에 헌터관리국이 초청한 정부대출들 명단이 나왔는데, 거기 한국의 아진 정부대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아진… 정부대출?”예감이 좋지 않다.
토마스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성광주정부지원대출 헌터가 만든 정부대출입니다.”역시나.
어쩜 이렇게 불길한 예감은 한 번도 빗나가지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