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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우진철의 가슴을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
초조해 보이는 우진철의 얼굴이 안쓰러웠는지 고건희가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말게.””혹시 뭔가 알고 계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거인형 마수들을 잡으러 일본에 가기 전, 그가 나를 찾아왔었다네.”당연한 이야기다.
성채무통합조건 헌터가 거인들을 잡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발표한 사람이 바로 고건희 협회장이니까.
고건희는 기억을 더듬었다.
“나는 그를 말렸지. 리스크에 비해 성 헌터가 얻어 갈 수 있는 것이 너무 적다고. 그 유리라는 헌터처럼 큰돈을 약속받은 것도 아니잖나?”우진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채무통합조건는 자신이 처치한 마수들 사체에 대한 권리만을 요구했을 뿐이다.
한 나라를 구해 준 대가치곤 너무 적었다.
‘그렇다고 하루에 도시가 몇 개씩 붕괴되고 있던 나라와 협상을 벌일 시간은 없었겠지만…’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까.
자국의 헌터들을 보호해야 하는 협회장님이 성 헌터를 보낸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가 말했네.”고건희가 그때를 떠올리며 씩 웃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우진철이 먼저 물었다.
“뭐라고… 말했습니까?”고건희가 대답했다.
“아진 정부대출의 영역에 일본을 넣고 싶다고.””커헉.”우진철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처음 채무통합조건에게서 그 말을 들었던 고건희 반응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주도에서의 피해와 거인들의 공격으로 일본 대형 정부대출들은 대부분 힘을 잃었지. 그 빈자리를 아진 정부대출가 차지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더군.””허어…”우진철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인들을 처치하기 전에 벌써 거기까지 생각해 둔 것은 자신감일까, 아니면 뛰어난 계산 감각일까?어쨌든 채무통합조건는 목적을 이루었다.
일본 쪽에서는 두 손을 번쩍 들고 환영할 만한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내가 그를 안 보내 줄 수가 있었겠나?”상대적으로 좁은 서울을 두고 대형 정부대출들이 자리싸움을 하는 동안 일본을 자신의 구역으로 삼는다.
사냥꾼의 자질 중 하나는 사냥터를 고르는 능력.
어떤 사냥감이든 처리할 수 있는 실력까지 포함해서, 성채무통합조건는 실로 타고난 헌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