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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의 직감에 화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무표정이던 형사가 드디어 미소를 보였다.
“당신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권이 있습니다.”선택권이 있다!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하늘이 내려 준 동아줄 같은 한마디에 서규남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됐어!’형사가 말을 이었다.
“하나는 모든 죄를 인정하고 서로 가셔서 자수하는 겁니다.””그럼… 다른 하나는?””죄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합당한 대가를 치르시면 됩니다.”서규남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강렬하게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아 내느라 이를 악물어야 했다.
세상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더니.
하필 자신의 추악한 범죄를 들추어낸 형사가 너무나 감사하게도 이런 부류의 인간일 줄이야!의사로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던 그였다.
경찰 나부랭이 따위가 얼마를 원하든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다.
서규남은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려 노력하며 물었다.
“얼마면 되겠습니까?””그걸로 충분합니다.”직장인햇살론서류는 씁쓸히 웃으며 핸드폰을 안주머니 안에 도로 넣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방금 이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했는지 알고 있는 직장인햇살론서류에겐, 지금 눈앞에서 웃음을 참고 있는 남자가 가소로울 뿐이었다.
순식간에 직장인햇살론서류의 표정이 바뀌었다.
“잘 들어.”미소가 사라진 직장인햇살론서류의 얼굴에서 음산하리만큼 흉흉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사실 네가 앉아 있는 이곳은 네가 살고 있던 세계가 아니야. 내가 잠깐 바깥세상처럼 꾸며 놓은 다른 세상이지.”주인의 허락 없이는 산 자가 발을 들일 수 없는 죽은 자들의 땅.
안식의 영역.
지금부터는 너를 수감하게 될 감옥의 이름이라고, 직장인햇살론서류는 차분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갑자기 확 달라지는 직장인햇살론서류의 태도와 알아듣기 힘든 설명에 서규남이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형사님 대체 그게 무슨…?””잘 생각해 봐.”직장인햇살론서류의 살벌한 눈빛에 서규남은 숨이 막혀 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기억할 수 있나?”그러고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