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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보기만 할 뿐입니다. 거리만 유지하면 김제정부지원대출은 공격하지 않아요.”요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뒤늦게 들어 올린 카메라가 마수를 자세히 기록했다. 화면이 조금씩 떨리는 것은 헬기가 바삐 움직이고 있어서만은 아니리라.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생각한 요원이 물었다.
“저 게이트에서 거인들이 몇 마리나 나온 겁니까?””합쳐서 31마리가 나왔습니다. 보스급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사방으로 고르게 흩어졌죠.””…그중 제거한 마수는?””딱 둘.””그럼 지금 28마리의 거인들이 일본을 파괴하고 있다는 거군요.””이제 거인들과 싸울 헌터들이 남지 않았으니까요. 모두 도망치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죠.”직원의 얼굴은 어두웠다.
정부 브레이크가 일어났던 날, 도쿄 시민들이 대피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결전에 임했던 헌터들은 모두 죽었다.
그 결과 거인 둘을 잡긴 했지만, 국토 전역으로 뻗어 나가는 나머지 스물여덟을 막을 방법이 전무했다.
제 발에 떨어진 불꽃, 아니 몸 전체를 태우고 있는 불꽃을 끄기에도 바쁜 헌터협회 직원이 미 헌터 관리국의 협조 요청에 순순히 응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바로 그때.
“왜, 왜 이러십니까?”요원은 펄쩍 뛰며 말리려 들었지만 직원은 끝끝내 머리를 조아렸다. 무릎을 꿇고, 이마를 붙였다.
이미 자존심도 체면도 남지 않았다. 잃는 게 자존심과 체면이 다라면 이보다 더한 짓인들 못할까?그렇게 엎드린 상태로 직원이 목에 힘을 주었다.
“우리 일본을 도와주십시오.”멈칫.
그를 일으켜 세우려던 요원이 동작을 멈추었다. 직원의 비장함에 아무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직원은 유창한 영어로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일본은 끝장납니다. 우리 일본은 항상 미국의 든든한 아군이 아니었습니까? 동맹국을 위해 한 번만 희생을 감수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그것이 직원 개인의 의지인지, 아니면 일본 헌터협회의 지시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게 누구 뜻이 됐든 간절함만은 분명히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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