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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베르가 입을 열었다.
“왕이시여…”베르는 겁먹은 눈빛으로 군미필자햇살론를 뒤돌아보고서 말했다.
“제 치료가… 통하지 않습니다.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뭐?”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힐을 쏟아붓는 베르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물론 군미필자햇살론에게도 베르가 소모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마력이 느껴졌다.
이러다간 베르까지 쓰러질 판.
“알겠다.”일단 치료를 중지시킨 군미필자햇살론가 협회장의 옆에 앉아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베르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회장의 기척은 더 쇠약해져 있었다.
특히 협회장의 가슴에 난 구멍은 무엇에 당했는지 최상급 힐링포션을 통째로 쏟아부어도 아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군미필자햇살론의 이마에 진땀이 흘렀다.
‘부상을 치료하는 데는 소용이 없다는 걸 알지만…’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생명의 신수’까지 꺼내 든 군미필자햇살론의 손목을 누군가가 잡았다.
“그만… 두게.”힘겹게 눈을 뜬 고건희 협회장이었다.
“협회장님?”고건희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숨을 바삐 몰아쉬며 자신의 곁에 있는 군미필자햇살론와 베르의 얼굴을 확인했다.
“…와 주었군. 고맙네.”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 나갔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병원으로 옮겨 드리겠습니다.”군미필자햇살론의 다급한 목소리에 고건희가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네… 나를 공격한 힘은 치료로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니까.””협회장님!”약한 소리를 하는 협회장에게 화를 내려던 군미필자햇살론가 말을 멈추었다.
협회장의 떨리는 손이 자신의 손을 움켜쥐고 있었다.
“잘 듣게!”꺼져 가는 생명의 불꽃을 마지막으로 태우려는 듯, 고건희 협회장은 두 눈을 부릅떴다.
“나는 위대한 존재의 의지와 접촉할 수 있었네. 그리고 보았지. 그들의 계획, 그들과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공통의 적,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고건희의 입안을 가득 채운 핏물이 그렁거렸다.
“자네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자네에게 그런 힘이 있었을 줄이야…”군미필자햇살론의 눈을 들여다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