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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해 일을 하라고.
하지만.
우진철은 화가 나는 동시에 마음이 놓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건희 전 협회장님은 누누이 말해왔었다.
헌터협회는 헌터가 헌터의 일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그리고 그건 헌터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헌터가 아닌 이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지며 자연스레 미소가 떠올랐다.
우진철의 표정을 잘못 이해한 김 대통령도 덩달아 웃었다.
“허허허, 우리 우진철 협회장님은 누구와 달리 말이 좀 통하는 구먼. 그래요. 나는 우 협회장이 수고 좀 해 줬으면 좋겠어. 그게 어디 나만 좋자고 하는 일인가?”누구와 다르게.
그게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우진철은 소리 없이 이를 악물고는 말했다.
“고건희 전 협회장님은 참 신사다운 분이셨지요.””그래그래. 그분은 신사다우신만큼 너무 고지식하셨었지.””저는 고건희 협회장님과는 많이 다릅니다.””허허허. 그렇지. 헌터협회도 그렇게 변해 가야지. 언제까지고 예전에 얽매여 있어서야 되겠는가?”우진철은 싸늘히 웃으며 김 대통령을 바라보는 눈에 힘을 주었다.
“제가 나서면 경호원들을 포함해 이 건물에 있는 모두를 죽이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아니, 이 사람이!”고관이 벌떡 일어섰으나 우진철이 내보내는 살기에 바로 얼어붙었다.
하급 헌터도 아닌 일반인에게, A급의 헌터는 그 어떤 맹수보다 더 강력한 위협이었다.
호랑이나 곰과 마주해도 속수무책인 인간이 무슨 수로 A급 헌터를 감당할 수 있을까?”몇 시간? 아니,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자신의 살기에 새파랗게 질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진철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럼 난동을 부리는 저를 막기 위해서는 몇 사람이 필요할 거 같습니까? 글쎄요. 아마 서울의 모든 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제 마력이 떨어질 때까지 버틴다면 어떻게든 막을 수는 있겠지요.”끔찍한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담담히 이야기하는 우진철의 표정이 대통령의 공포심을 더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