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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계시니?””아까부터 콧수염 아저씨를 기다리고 계셨어요.”국장은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꼬마의 손끝을 보며 피식 실소를 흘렸다.
아무렴.
지금 자신이 만나려 하는 여성이 누구인가?영능력자, 예언가, 초능력자.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세계 최고의 점술가 노마 셀너 부인 아닌가.
물론 국장도 처음부터 그녀를 신뢰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정보력의 최정점에 서 있다는 중앙정보국에서조차 포기한 난제들을 초자연적인 힘으로 해결하는 그녀를 보고서는 의심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진짜였다.
‘진짜 능력자…’그런 그녀에게 있어 자신의 예고 없는 방문을 알아맞히는 것쯤은 손에 쥔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돌리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이리라.
손자의 안내를 받아 응접실로 들어선 국장이 테이블 위에 차를 올려놓고 있는 부인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오랜만입니다, 부인.””어서 와요, 데이브.”국장은 고개를 들었다.
약 1서산햇살론 전.
자신이 마지막으로 그녀의 집을 방문했을 때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 응접실을 둘러보던 국장은, 천천히 엉덩이를 소파에 붙였다.
“부인이 은퇴하신 뒤로 저희 일이 얼마나 더 힘들어졌는지 부인께선 아마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과거의 어떤 정보도 미래의 정보에 비하면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부인의 도움을 받고 있었던 중앙정보국에게 그녀의 은퇴가 가져다 준 상실감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웃으며 농담처럼 말하고 있는 국장이지만, 그 말 속에 녹아 있는 아쉬움만큼은 진심.
그러나 부인은 과자들 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타이르듯 점잖게 말했다.
“말했잖아요, 데이브. 저는 그 사람이 찾아온 이후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됐다고.””아…”또 그 ‘서산햇살론의 신’ 이야긴가.
국장은 매번 돌아오는 같은 대답에 씁쓸히 입맛을 다셨다.
인과를 비틀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지상에 강림했기에 자신의 능력이 쓸모가 없어졌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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