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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있잖아? 막 후배들한테 기합을 주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닌…”그런 사람이라면 가까운 곳에도 한 명…
유진호는 잠깐 머릿속으로 철혈의 CEO로 불리는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가 상념을 떨치려는 듯 크게 고개를 저었다.
선배는 취기가 돌기 시작했는지, 그 무서운 선배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댔다.
“너 차해인 선수 알아?””그… 얼마 전에 육상계의 아이돌로 유명했던 그 차해인 선수 말씀이신가요?””그래, 그 차해인 선수가 선배님 여친이라니까. 어이쿠, 저기 오신다.”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남자를 보고 벌떡 일어난 선배가 허리를 숙였다.
“선배님 오셨습니까.””선배님!””선배님!”깍듯하게 인사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유진호는 방금 선배의 설명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사람의 등장으로 왁자지껄하던 신입생 환영회의 공기가 달라졌다.
괜한 긴장감에 마른침이 힘겹게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꼴깍.
그런데 재수가 없는 햇살론생계자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감히 무서워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는 유진호 옆에 그 선배가 털썩 앉았다.
‘아… 선배님, 왜 하필 이 많은 자리를 두고 제 옆자리에 앉으십니까.’고개를 푹 숙인 채 속으로 한숨을 토해내고 있는 유진호에게, 그 무서운 선배는 뭔가가 가득 찬 유리컵을 내밀었다.
“한 잔 받아.”신입생에게 권하는 한 잔이 소주잔이 아니라 유리컵이라니.
역시 장난이 아닌 선배라고 생각하며, 유진호는 실수가 없도록 조심스레 잔을 받아 들었다.
‘술은 자신 없는데…’눈을 질끈 감고서 안에 든 액체를 억지로 삼키던 유진호가 곧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서, 선배님, 이거 사이다인데요?””그래.”그 무서운 선배는 전혀 무섭지 않은 표정을 하고서 손에 든 사이다병을 흔들었다.
“넌 나랑 이거나 마시자.”어째서인지 선배는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다시 만난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진호야, 나한테 섭섭하게 선배님이 뭐냐. 선배님이.”선배는 빈 잔을 다시 사이다로 채워 주며 친근하게 말했다.
“앞으로는 형이라고 불러.””네?””왜, 싫어?”살가웠던 선배의 눈빛이 진지해지자 본능적으로 허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