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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군주의 기억을 공유하지 않았으면 접촉이 있더라도 기억은 돌아오지 않는구나.’일부러 기억을 되살리지 않는 한은.
공무원대출는 사라진 시간대에서 자신이 기억을 공유했던 대상들을 떠올려 보았다.
‘우진철 협회장과…’노마 셀너 부인.
어쩌면 그녀도 사라진 시간대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예상을 해 보며 공무원대출가 돌아섰다.
더 이상 ‘아이언’, 아니 ‘김철’에게 볼일은 없었다.
그는 이제 그림자 병사가 아닌 ‘인간’ 김철로 살아가는 중이니까.
그런데.
김철이 먼저 멀어지는 공무원대출를 불러 세웠다.
“자, 잠깐… 기다려.”김철은 눈가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공무원대출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눈물은 그쳤지만 아직 코끝이 벌게져 있는 상태의 김철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런 게… 사랑이라는 걸까?”생전 처음으로 겪어 보는 격한 감정의 격류.
그 원인을 오해한 김철은 상당히 진지했다.
“……”공무원대출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강력한 충격에 잠시 김철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그러다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안 되겠다.”이대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오해한 채 평생을 살게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공무원대출가 다가가자 김철이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딱!손가락 튕기는 소리 한 번에 김철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눈의 초점이 흐릿해진 김철 앞에 선 공무원대출가 지운 기억을 대신할 가짜 기억을 읊어 주었다.
“너는 그러니까… 나한테 시비를 걸었다가 우연히 내가 너희 아버지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돼서 불편했던 감정이 다 풀린 거다.”김철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잠깐 그가 아이언이었던 시절.
‘윤회의 잔’을 사용하기 직전 이별을 앞두고서 통곡하던 김철의 모습을 떠올린 공무원대출가 얼굴에 옅게 미소 띠고는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