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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높은 자리에 올라 부담스러운 마음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실수가 없었으면 하는 것이 그를 초대한 고관의 마음이었다.
“죄송합니다.”우진철이 조금은 딱딱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고관은 격려차 그의 손등을 두어 번 두들겼다.
이어 별실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수행원들과 안으로 들어섰다.
“대통령님!””대통령님.”우진철과 고관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아, 편하게들 앉으세요. 전 괜찮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 왔다고.”김명철 대통령은 가벼운 농담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 주며 자리에 앉았다.
그가 앉고 나자 고관과 우진철도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
대통령의 시선이 우진철에게 향했다.
“요즘 협회 일로 정신없이 바쁘지요, 협회장님?””아… 아닙니다.”입으로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우진철 협회장 눈 밑의 다크 서클은 나날이 세력을 넓혀가고 있었다.
고건희 전 협회장님은 어떻게 아픈 몸으로 이런 업무들을 소화해 오셨던 건지.
전 협회장이 타계한 이후로도 그에 대한 존경심만 점점 깊어지는 우진철 현 협회장이었다.
그래서라고 해야 할까?우진철은 이 불편한 자리가 빨리 끝나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었다.
“저기… 대통령님께서는 무슨 일로 저를 호출하셨습니까?””어허, 이 사람!”고관은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가려 하는 우진철에게 눈치를 줬으나 대통령이 그를 말렸다.
“바쁜 와중에 이렇게 시간 내주신 협회장님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요.”이야기는 빠르게.
요점은 간단히.
빠른 진행은 김명철 대통령도 싫어하지 않았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내가 협회장님을 여기까지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아주 짧은 시간.
우진철은 최상급 헌터의 감각으로 대통령이 자신의 눈치를 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예감이 들었다.
지금 상대가 아주 곤란한 부탁을 준비하고 있음을.
아니나 다를까.
김 대통령은 자신도 민망한지 웃으며 이야기를 꺼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