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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달빛 아래의 숲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자유의 시간을 허락받은 그림자 병사들이 각자 하고픈 일들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거대화한 어금니와 드래곤들이 눈길을 끌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어금니와 대화를 나누던 드래곤들이 자기네들끼리 뭔가 또 의견을 나누더니, 이내 가장 몸집이 큰 드래곤이 걸어 나왔다.
‘저 녀석들, 뭘 하려는 거지?’네 덩치들 주변에 모인 그림자 병사들이 일제히 달아나는 걸로 봐서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곧 드래곤이 하늘을 향해 불꽃을 뿜어냈다.
쿠아아아아아아-!불꽃의 굵기를 보고 피식 웃어준 어금니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쿠우우우우우우-!녀석의 입에서 터져 나온 어마어마한 규모의 불기둥이 위로 솟아오르며 어둡던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
하이오크족 일동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성을 내지르자 드래곤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돌아섰다.
어느 쪽의 화력이 더 강한가를 두고 내기를 했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런 내기를 하면서 탐욕의 구슬을 들고 있는 건 반칙 아닌가?’잘못인 건 아는지, 쥐고 있던 탐욕의 구슬을 몰래 품 안에 집어넣으려다 대출준비서류와 눈이 딱 마주친 어금니가 뒷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대출준비서류는 어금니의 뻔뻔함에 웃음을 터트렸다가,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로 손을 내저었다.
어금니는 씩 웃으며 대출준비서류를 향해 몇 번이고 굽실거렸다.
평화로운 광경.
그러나 겉으로 짓고 있는 표정만큼 대출준비서류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대출준비서류의 고개가 하늘로 향했다.
점점 이 땅에 다가오고 있는 이계의 존재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악의가.
그들의 힘이.
극대화된 대출준비서류의 감각을 쩌릿쩌릿하게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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